[호주이야기]Nature is calling!

2014. 12. 13. 10:51

‘영어식 표현’을 많이 쓰면 영어를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 때, 유행했던(?) 말이다. 당연히 ‘학말영’도 특이한 표현을 많이 외우고 쓰려 열을 올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집착을 벗어던지게 된 계기가 있었다. 바로 하나의 문장 때문이었다.

 

Nature is calling (me)!

자연이 (나를) 부른다. → 화장실 가고 싶어요!

 

드러운

 

 

 

영어식 표현?

쓰려면 제대로 알아야 한다

 


 

 

호주에 있을 당시, 영어 학원을 다닐 때였다. 수업시간에 화장실을 가고 싶은 상황! 영어에 욕심이 많을 때라 좀 더 멋있는(?) 표현을 하고 싶었다. 단순히, ‘Can I go to the toilet?’이라는 말을 써도 되었지만, 제목에도 나와 있는 ‘Nature is calling.'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 ’그래, 바로 이거야!‘

네이쳐

 

* 약간 과장된 표현 임은 양해 바랍니다. 

 

조용했던 강의실은, 원어민 강사의 웃음 소리로 가득찼다. 갑자기 어안이 벙벙했다. 영문도 모른 채, 강사의 얼굴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 때, 던진 한마디!

 

Kevin, you are so funny.

* 호주에 있을 당시, 학말영의 영어 닉네임은 ‘Kevin'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화장실을 다녀오면서도 왠지 바보가 된 듯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사실, 이런 반응이 나온 이유는 ‘해석’만 제대로 해 봐도 알 수 있다.

 

자연이 나를 부른다? 유머가 포함된 말이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이런 말을 쓰지 않는다. 좀 더 재미있게 표현하고 싶은 상황, 혹은 진짜 자연에 있는 경우에 ‘노상방뇨’를 하러 갈 때 자연스러운 말이다. 생각해보면 전혀 상황에 맞지 않는 문장을 쓴 것이다.

 

친한 친구도 아니고, 진지하고 조용했던 강의실 분위기에서 한국에서 온 ‘Kevin’이 이런 표현을 쓴다는 게 얼마나 웃겼겠는가! 단순히 ‘화장실에 가고 싶다’라는 표현으로만 알고 쓰려했던 본인의 착각이었다.

<참고>그 ‘원어민 강사’는 약간(?) 이상한 마인드를 가진 사람으로 소문이 퍼져있기는 했다.

 

<'Nature is calling.'의 ‘original' 뜻>

화장실에 가고 싶다. →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 → 자연스러운 일

→ 캠핑을 가서, 자연 속에 있다. 자연이 나를 부른다!

 

땅이 넓은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는 캠핑을 많이 한다. 당연히 바닷가, 산 속으로 여행을 갈 일이 많다. 그렇다면, 화장실이 없다. 친구들과 맛있게 고기를 구워 먹던 중, 한 마디를 던지며 숲 속으로 들어간다.

 

nature is calling

 

*(추운데도) 캠핑 가고 싶네요...

 

이 말은 허락을 요구하는 말도 아니다. 그냥 ‘나 화장실 갈께!’ 정도의 표현이라 생각하면 된다. 당연히 학원의 진지한 수업 시간과는 전혀 상황이 맞지 않는 문장이었다.

 

 

 

표현이 독특할수록 조심해라!

 


 

한국어 해석이 독특하다?

= 정확한 뉘앙스를 모르고 쓰면, 실수할 확률도 높다는 뜻

<예시1>

Cut to the chase: 본론만 이야기하다, 요점만 말하다

유래: 영화에서 ‘추격장면(chase)’이 가장 재미있죠. 다른 장면들 지겨우니까, 편집하고 바로 핵심만 보여주자는 뜻입니다. → 필름 잘라내고, 추격신으로 바로 들어가자!

 

사실, 조금만 고민해보면 한국어로도 뉘앙스를 알 수 있다.

이 표현은 조심해야 된다는 것을!

 

그림으로 설명하겠다.

<상황 설명: 말이 많은 친구와 대화 중!>

듣기 싫냐

 

* 'I'll cut to the chase!  본인에게 쓰면 유용한 표현입니다.

 

<예시2>

I'm flattered. 과찬이십니다. 너무 (부담될 정도의) 칭찬이네요.

- flatter: 아첨하다, 알랑거리다, (실제보다)돋보이게 하다

 

사실, 영어식 표현은 아니다. 그저 ‘flatter’라는 뜻을 수동태로 썼을 뿐이다. 이 표현도 단순히, 칭찬에 대한 답변으로만 쓰지는 않는다. ‘정중한’ 표현이다. 과찬일 정도의 말을 들었다고 표현하는 게 약간은 ‘오버 액션’처럼 느껴지지 않는가? 당연히 격식을 차리는 뉘앙스에 쓰인다.

 

Sam: "Hi, Jane. Would you like to go on a date this Saturday?"

Jane: "I'm flattered, Sam. But I'm busy on Saturday."

 

→ 제인은 샘이 그녀를 데이트 상대로 생각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기분이 좋지만, 그를 남자로는 느껴지지 않는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 일부러 더 정중하게 거절하고 있다.

 

<주의>상황이나 분위기에 따라 예시와는 다른 뉘앙스로 사용될 수도 있음.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임) 

 

위에서 설명한 내용만 보고, 마치 이런 표현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오해는 않기를 바란다. 제대로만 사용하면 유용하다. 원어민들도 자주 활용하는 좋은 표현들이다. 그런데, 단순히 이런 표현들을 뜻만 외워서 사용하겠다는 착각을 했던 ‘학말영’의 실수를 하는 이들이 혹시나 있을까 염려되었을 뿐이다.

 

또 나왔어

 

변칙적이지 않은 뜻의 문장들은 좀 실수해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독특하고 원어민들끼리만 자주 활용하는 문장을 사용한다? 원어민의 입장에서는 뉘앙스를 제대로 알고 쓴다고 판단할 확률이 높다. 이런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오해를 더 크게 만들 위험요소도 갖고 있다. → 튀는 문장을 사용하려면, 좀 더 자세히 알아야 한다. 직접 원어민에게 물어보거나,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서 구체적인 뉘앙스까지 나와 있는 설명을 봐야 한다. 또는 영화 상에 나오는 대사를 제대로 분석해 보면 답이 나온다.

* 오늘 설명을 위해, 토종한국인 ‘학말영’은 원어민 친구에게 자문까지 받았다!

 

 

 

정리 

 


 

 

사실, 이런 설명을 한 이유는 따로 있다. 문장은 만들 능력이 전혀 없다. 그런데, 표현들만 외운다? 예전의 학말영이 범한 큰 실수였다. 이것을 ‘사자성어’로 표현도 가능하다.

主客顚倒(주객전도): 주인(主人)과 손님의 입장(立場)이 뒤바뀐 것

= 문장은 못 만드는데, 독특한 표현만 익혀서 영어를 잘 하겠다는 말!

 

문장을 만들 수 있는 훈련을 하는 게 먼저다. 그리고, 실력이 늘어나면서 영어식 표현도 익혀 자신의 ‘말하기’에 추가하는 것! → 제대로 된 ‘말하기 훈련’이다.

 

반가워

-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던 과거에 대한 아쉬움이기도 합니다! -

 

 

p.s)

오늘 강의를 도와 준 캐나다인 친구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네요.

 

Thanks, Andrew!

It was a huge he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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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말영 English/6-1 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