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의 영어 실력]왜 독일인들은 영어를 잘 할까?

2014. 3. 19. 08:30

 

어릴 때, 영어 교육에 대한 TV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영어로 된 영화는 자막도 없이 방영한다, 어릴 때부터 영어에 쉽게 노출이 되어 거부감이 없고 자연스레 영어를 잘 한다는 내용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잘못된 정보였다. 예전에는 그런 선입견들이 참 많았다.

 

  

유럽인들은 누구나 영어를 쉽게 배운다?


한국인보다 유럽인들이 당연히 쉽게 배우는 건 맞는 말이다. 어순이나, 언어가 상당히 유사하다. 전쟁이 많았던 유럽의 역사는 민족 간의 이동을 잦게 만들었고, 언어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남유럽 사람들은 서유럽 사람들에 비해 유달리 영어를 못한다.

 

독일인, 더치(네덜란드, 벨기에 일부), 북유럽(핀란드 제외) 사람들은 본인들의 말대로는 진지하게 공부하지 않아도, 영어로 의사소통하고, 영화를 보고, 책을 읽는데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반해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등의 남유럽 사람들은 영어 실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1년 안에 영어를 마스터하겠다는(?) 청운(靑雲)의 꿈을 안고 갔던 호주에서 직접 느낀 사실이다.

 

 

게르만족의 대이동


 

4세기 경(서기 375년 정도)부터 6세기 경에 걸쳐 게르만 민족 및 관련 여러 민족이 서유럽과 남유럽 방면에 이동한 사실을 말하는데, 넓게는 노르만인의 이동도 포함시켜 11세기 경까지를 보는 경우도 있다.(출처:위키백과-민족 대이동)

 

역사를 보면 상당히 흥미롭다. 훈족의 침입으로 인해, 현재의 독일을 중심으로 거주하던 게르만족들은 서유럽, 남유럽으로의 이주가 가속화 된다. 로마 멸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게르만족의 이동과 맞물려 전쟁이 잦아진 탓이었다.

 

독일인이 게르만족이란 건 대부분 알고 있다. 독일인을 지칭하는 ‘German’은 ‘게르만’이란 말에서 유래하였다. 그런데, 북유럽의 바이킹족, 영국의 앵글로-색슨, 네덜란드, 덴마크 등의 서유럽 일부의 조상이 모두 게르만족이란 건 대부분 모를 것이다. 현재 영어를 쉽게 배우고 사용하는 나라들과 일치한다.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보면 초반에 막시무스가 야만족을 물리치는 장면이 나온다. 이들이 바로 게르만족으로 라인강을 기준으로 로마제국과 대치하고 있었던 설정을 표현했다고 한다.

 

 

로마인의 기준에서 보면 게르만족은 야만인이다. 주인공은 당연히 로마의 장군 ‘막시무스’니까 표현이 그렇게 된 건 당연한 이치다. 콜럼버스가 서양인의 입장에서는 ‘신대륙’을 발견한 것과 같다.

 

 

언어의 차이는 로마제국의 국경으로 비롯되었다


 

 

게르만족이 이동할 당시, 로마제국의 경계가 지금의 언어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 프랑스는 라틴어에 뿌리를 둔 ‘로망스어’다. 4세기 경, 모두 로마의 영토였다. 프랑스인들은 영어를 잘 할 수 있는데, 애국심이 강해 안 쓰는 것으로 대부분 알고 있다. 필자 또한, 독일 바로 옆에 위치한 프랑스인은 영어를 쉽게 배울 것이라 생각했다. 이것은 다소 오류가 있는 말이다.

 

다시 얘기하지만, 상대적인 차이를 설명했다. 유럽인 모두는 한국인보다 영어를 쉽게 배운다.

 

 

p.s) 필자의 호주 워킹홀리데이 시절

언어의 수준이 비슷하면 친구가 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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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말영 영어칼럼

    

[한국에서 하는 영어]편식하지 말자

2014. 3. 18. 14:39

 

 

이 글은 ‘언어의 원리’ 편을 읽고 와 주시기 바랍니다.

 

 

첫 시간에는 모국어의 관점에서 언어의 습득 과정을 알아 보았다. 오늘은 영어를 배우는 한국인들이 왜 힘들 수 밖에 없는지, 모국어의 입장과 비교하며 설명해보려 한다. 먼저,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는 순서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한국의 영어 교육 체계

문법,단어→읽기→?(듣기→말하기→쓰기)

 

 

 

듣기부터 공부하면 안될까? 


 

 

이미 한국에서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도되고 있다. 영어유치원이나 학원을 가면 흥미 위주의 말하기, 듣기 수업이 대부분이다. 문법도 배우지만,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지루해 하기 쉽기 때문에 깊이 있는 수업은 하지 않는다.

그 효과는 어떨까? 실제 제대로 된 효과를 보는 아이들은 드물다. 모국어의 입장에서 문법을 스스로 깨우치고 말을 하기 까지는 대략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영어 밖에 들리지 않는 상황이라는 전제 조건하에서다. 한국에서는 쉽지 않다. 평일에 1시간 씩 원어민 수업을 듣고 주말은 쉰다고 가정했을 때, 듣기 테이프를 들으며 집에서 공부 한다 쳐도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은 한계가 있다. 이런 환경에서 영어를 깨우친다는 게 쉽지는 않다.

 

이 말을 들은 극히 일부의 학부모들은 학원 외에 원어민 과외 수업을 생각한다던지, 방학 때 해외 연수를 시켜야겠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굳이 이럴 필요는 없다. 한국어를 잘하는게 첫 번째다. 학창시절을 돌이켜 보면, 국어를 잘 하는 친구가 영어도 잘했다.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없게 만드는 것이 조기교육의 의미다.

 

 

 

중고등학교의 문법, 독해 위주의 수업


 

필자가 생각하는 영어의 기초는 문법과 단어다. 그런 의미에서 중학교 때부터 대부분 본격적인 영어를 시작한다.(일반적으로,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은 초등학교 5~6학년 때부터 중학교 수준의 선행학습을 시작한다.)

 

말하기와 듣기에 관련된 수업은 거의 없다. 초등학교까지 말하기 훈련을 많이 한 학생도, 6년이란 입시교육을 거치면 ‘내 머리 속의 지우개’다.

 

문제는 중고등학교를 지나면서 학생들이 문법을 혐오하게 된다. 실제 시험에 나오는 문법 문제들은 변별력을 위해 정말 사소한 것들에서 나오는 이유다. ‘숲이 아닌 나무’를 보는 훈련으로 문법은 쓸모 없는 것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독해에 관한 내용까지 설명하기에는 글이 장황해져 중고등 수업과 관련된 내용은 따로 설명하는 시간을 갖겠다.

ex)현재완료 중, 경험적 용법이 아닌 것은? to부정사의 부사적 용법 중, 쓰임이 다른 것은?

 

 

 

토익, 회화 열풍


 

대학교에 입학하면 세상이 원하는 영어에 대한 관점이 돌변하기 시작한다. 갑자기 문법에 대한 불신은 더 깊어지고, 회화에 집중하는 시기다. 필자의 경우, 귀가 트이기 위해 미국 시트콤을 보고, 카세트테이프를 반복해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무조건 많이 들으면 귀가 트인다는 착각 속에 살았다. 요즘 필자 같은 실수는 잘 안하리라 생각한다.

 

 

영어 회화에 관심 없는 대학생들은 오로지 토익 점수만 얻으면 된다며 하루 종일 토익만 붙잡고 있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지금은 모르겠다. 필자의 대학 시절, 거짓말 좀 보태서, 중앙도서관 학생의 반(半)은 토익, 반은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었다.

 

  

 

편식을 하지 말자 


 

 

언어의 요소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 문법과 단어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모든 요소는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한국의 교육은 한쪽에 치우친 공부를 하도록 유도해 왔다. 어쩔 수 없는 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무엇이 문제인지는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음식을 먹을 때도 편식만 하면 몸에 해롭다. 그렇다고 모든 걸 한꺼번에 공부하란 소리가 아니다. 영어만 공부하고 다른 건 다 포기했을 때 가능한 말이니까!

‘학말영’에서 하고 싶은 말은? 듣기가 안 된다고 죽어라 듣기만 하고, 말하기가 안 된다고 회화학원에서 죽어라 말만 하는 행동은 영어와 멀어지는 지름길이다.

 

p.s)

상당히 원론적인 이야기라 따분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화를 낼 수도 있다. 그럼 어떻하라고? 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영어는 시간이 걸리는 공부다. 방법적인 내용은 천천히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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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말영 영어칼럼

    

[언어의 원리]우리는 엄마의 말을 배웠다

2014. 3. 17. 18:48

한국에서 쓰이는 영어는 특이하다. 말을 화려하게 하는 것보다 수능, 토익 점수가 훨씬 더 중요하다. 그런데,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영어는 ‘언어’라는 관점이다. ‘학말영’은 첫 번째 글에서 시험용이 아닌 언어적인 측면에서 꼭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원리란 실제로 간단하다. 갓난 아기가 언어를 습득해 가는 과정을 보면 이해가 쉽다.

 

Mother language 

영어에서는 모국어를 ‘엄마의 언어’라고 한다. 예전에 필자는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지만, 뜻을 음미해 보면 놀라울 정도로 과학적인 말이다.

  

 

1단계 - 듣기                                                          

 

 

처음에 태어난 아이는 언어에 대한 체계가 전혀 없다. 단지, 맹목적으로 엄마의 말만 들을 뿐이다. 말 못 하는 아이가 할 수 있는 게 듣기 밖에 더 있겠는가? 아빠의 이야기도 듣겠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엄마의 품 안에서 보내게 된다.(요즘은 맞벌이가 많아 ‘Grandmother language'라고 말할 수도 있다.) 거의 1년 간은 ’Listening‘만 하는 가혹한 시기이기도 하다. 말을 못해 울 수 밖에 없는데, 배고픈지, 잠을 자고 싶어 칭얼대는지, 배변을 했는지 표현할 길이 없다.

 

 

2단계 - 말하기                                                          

 

 

가혹한 리스닝 훈련이 끝난 뒤, 부모가 감격하는 상황이 찾아온다. 말문이 트이는 것이다. 대부분 ‘엄마’라는 말을 처음으로 내뱉는다. 이때부터 사람의 언어적 표현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시기다. 문장을 정확하게 만들지는 못하지만, 아는 몇 단어를 나열하며 의사소통을 시작한다.

 

 

개인차는 있지만, 아이가 만 2세 가량이 되면 언어라고 하기에는 애매모호한 말들을 마구 쏟아내기 시작한다. 대부분 부모가 아니면 알아듣기 힘든 수준이지만(솔직히 부모도 눈치로 안다), 이 때가 스스로 문법의 체계를 어느 정도 갖게 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3단계 - 읽기                                                          

 

 

만 3세가 되면 유창하지는 않지만, 의사 표현은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른다. 필자는 조카가 많다. 몇 달에 한 번, 아이들을 볼 때마다 엄청나게 늘어나는 언어 구사력을 직접 확인하는데, 놀라울 따름이다. 인간의 두뇌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낀다.

 

이때부터 부모들의 공부에 대한 열의가 샘솟기 시작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소위 학습지란 것을 시작하며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장난스럽게 글을 익혀 나간다. 그런데 우스갯 소리같이 쉽게 배운다 - 몇몇 부모들은 다른 집 아이들과 비교하며 습득 능력이 떨어지는 자식을 걱정하게 되는 시기다.

 

필자는 초등학교 입학 후, 한글을 깨우쳤다. 이것은 말로 의사소통을 쉽게 할 수 있는 단계가 되면 글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으로 설명 가능하다. 세종대왕이 창조하신 쉽고 단순한 체계의 한글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4단계 - 쓰기                                             

 

 

쓰기는 언어의 최고 레벨이라고 대부분의 비법서들은 말한다. 언어의 습득 과정을 보면, 3단계인 읽기라는 과정을 거친 다음에 할 수 있으니까 당연한 말이다. 필자는 여기에 할 말이 좀 많다. 솔직히 나이가 꽤나 되었지만 글을 잘 적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쓰기에 관련된 내용은 다시 말할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여기서 각설!

 

 

 

 

 

정리 

 

모국어의 습득과정은 4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이 글의 핵심은 문법은 스스로 깨우친다는 것이다. 이것은 듣기만으로 가능하다. 예전에 듣기 위주의 비법서가 크게 유행했던 적이 있는데, 바로 이런 원리를 차용해 만들어졌다.

 

언어를 습득해 가는 순서에 민감할 필요는 없다. 모국어처럼 영어를 배울 수는 없는 법이니까! 다음글은 한국에서 접하게 되는 일반적인 영어 습득과정을 ‘언어의 원리’와 비교해 얘기할 예정이다. 차이점을 보면 여러분이 영어를 공부하는 방향성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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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말영 영어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