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원리]우리는 엄마의 말을 배웠다

2014. 3. 17. 18:48

한국에서 쓰이는 영어는 특이하다. 말을 화려하게 하는 것보다 수능, 토익 점수가 훨씬 더 중요하다. 그런데,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영어는 ‘언어’라는 관점이다. ‘학말영’은 첫 번째 글에서 시험용이 아닌 언어적인 측면에서 꼭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원리란 실제로 간단하다. 갓난 아기가 언어를 습득해 가는 과정을 보면 이해가 쉽다.

 

Mother language 

영어에서는 모국어를 ‘엄마의 언어’라고 한다. 예전에 필자는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지만, 뜻을 음미해 보면 놀라울 정도로 과학적인 말이다.

  

 

1단계 - 듣기                                                          

 

 

처음에 태어난 아이는 언어에 대한 체계가 전혀 없다. 단지, 맹목적으로 엄마의 말만 들을 뿐이다. 말 못 하는 아이가 할 수 있는 게 듣기 밖에 더 있겠는가? 아빠의 이야기도 듣겠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엄마의 품 안에서 보내게 된다.(요즘은 맞벌이가 많아 ‘Grandmother language'라고 말할 수도 있다.) 거의 1년 간은 ’Listening‘만 하는 가혹한 시기이기도 하다. 말을 못해 울 수 밖에 없는데, 배고픈지, 잠을 자고 싶어 칭얼대는지, 배변을 했는지 표현할 길이 없다.

 

 

2단계 - 말하기                                                          

 

 

가혹한 리스닝 훈련이 끝난 뒤, 부모가 감격하는 상황이 찾아온다. 말문이 트이는 것이다. 대부분 ‘엄마’라는 말을 처음으로 내뱉는다. 이때부터 사람의 언어적 표현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시기다. 문장을 정확하게 만들지는 못하지만, 아는 몇 단어를 나열하며 의사소통을 시작한다.

 

 

개인차는 있지만, 아이가 만 2세 가량이 되면 언어라고 하기에는 애매모호한 말들을 마구 쏟아내기 시작한다. 대부분 부모가 아니면 알아듣기 힘든 수준이지만(솔직히 부모도 눈치로 안다), 이 때가 스스로 문법의 체계를 어느 정도 갖게 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3단계 - 읽기                                                          

 

 

만 3세가 되면 유창하지는 않지만, 의사 표현은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른다. 필자는 조카가 많다. 몇 달에 한 번, 아이들을 볼 때마다 엄청나게 늘어나는 언어 구사력을 직접 확인하는데, 놀라울 따름이다. 인간의 두뇌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낀다.

 

이때부터 부모들의 공부에 대한 열의가 샘솟기 시작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소위 학습지란 것을 시작하며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장난스럽게 글을 익혀 나간다. 그런데 우스갯 소리같이 쉽게 배운다 - 몇몇 부모들은 다른 집 아이들과 비교하며 습득 능력이 떨어지는 자식을 걱정하게 되는 시기다.

 

필자는 초등학교 입학 후, 한글을 깨우쳤다. 이것은 말로 의사소통을 쉽게 할 수 있는 단계가 되면 글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으로 설명 가능하다. 세종대왕이 창조하신 쉽고 단순한 체계의 한글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4단계 - 쓰기                                             

 

 

쓰기는 언어의 최고 레벨이라고 대부분의 비법서들은 말한다. 언어의 습득 과정을 보면, 3단계인 읽기라는 과정을 거친 다음에 할 수 있으니까 당연한 말이다. 필자는 여기에 할 말이 좀 많다. 솔직히 나이가 꽤나 되었지만 글을 잘 적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쓰기에 관련된 내용은 다시 말할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여기서 각설!

 

 

 

 

 

정리 

 

모국어의 습득과정은 4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이 글의 핵심은 문법은 스스로 깨우친다는 것이다. 이것은 듣기만으로 가능하다. 예전에 듣기 위주의 비법서가 크게 유행했던 적이 있는데, 바로 이런 원리를 차용해 만들어졌다.

 

언어를 습득해 가는 순서에 민감할 필요는 없다. 모국어처럼 영어를 배울 수는 없는 법이니까! 다음글은 한국에서 접하게 되는 일반적인 영어 습득과정을 ‘언어의 원리’와 비교해 얘기할 예정이다. 차이점을 보면 여러분이 영어를 공부하는 방향성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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