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프랑스월드컵, 멕시코전

2014. 6. 8. 01:55

도쿄대첩에서의 짜릿한 승리, 최종예선전의 화려한 전적(6승1무1패). 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한국대표팀에 거는 기대는 대단했다. 16강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만큼 충격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프랑스월드컵이었다. 어두운 그림자는 멕시코전부터 드리우기 시작했다. 첫단추를 잘못 끼웠다!

 

 

1998년 6월 14일 새벽 12시 30분(한국시각)

 

멕시코와의 경기는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유럽세에 약했던 한국은, 유일한 비유럽 국가였던 멕시코전에서 이기는 것만이 16강에 갈 수 있는 카드라고 판단했다.

 

전반전의 시작은 멕시코의 우위였다. 한국이 계속해서 밀리는 형국이었다. 전반 20분에는 절체절명의 위기도 있었다. 골대 앞에 있던 수비수가 힘겹게 걷어내며, 멕시코의 골을 겨우 막아낼 수 있었다.

 

 

한국 최초의 월드컵 선제골!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고 했던가? 전반전 27분 경이었다. 노정윤 선수가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 반칙을 얻어낸다. 24미터 거리, 직접 슈팅도 가능한 거리였다. ‘왼발의 달인’ 하석주의 프리킥!

 

멕시코 선수의 머리를 맞고 굴절된 공은 골키퍼 캄포스도 전혀 손 쓸 수 없는 골대 왼쪽 구석으로 날아간다. 1:0, 한국 역사상 최초의 월드컵 선제골이었다.

그림1

첫골 하석주

 

 

불과 2분 뒤

 

하석주 선수가 흥분되어 있었던 탓일까! 골대에서 먼 거리에 있던 멕시코 선수에게 누가 봐도 깊은 백태클 반칙을 범하고 만다. ‘옐로우카드 정도겠지!’, 아니었다. 레드카드!

 

레드카드

 

한국의 선제골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었다. 좋았던 기분은 2분 밖에 지속되지 않았다. 너무 아쉬웠다. 전반전 29분이라는 점도 한국에게 뼈아팠다. 경기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었다.

 

한 명의 빈자리는 다른 선수들이 더 뛰며 커버해야 한다. 체력적으로 불리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tip)백태클에 대한 강력한 제재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백태클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취한다는 것이 피파의 의지였다. 도쿄대첩에서 봤듯이 격한 경기 스타일을 보이는 한국의 선수들이 불리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대세는 기울다

 

퇴장 후, 수적인 열세는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경기의 양상은 멕시코 쪽으로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전반전은 1:0이라는 스코어를 유지했지만, 파상공세를 막기에 급급했다. 후반전이 걱정되는 상황이었다.

 

 

3장의 교체카드

 

지쳐있는 선수들을 대신하기 위해 후반전의 시작과 초반, 급하게 3장의 교체카드를 소진해버린다. 결국, 근육통으로 문제가 된 김도훈 선수는 계속 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종아리에 피를 내는 응급조치를 받아가면서까지 버텼으나 이는 역부족!

 

 

후반전 5분

 

멕시코의 코너킥 상황이었다. 수적 열세가 결국 골로 연결되었다. 교체선수로 들어왔던 멕스코의 ‘펠라에스’에 대한 수비는 전혀 없었다. 한 명만 더 있었더라면! 아쉬움이 남는다.

 

1:1

 

 

후반전 29분과 38분, 에르난데스의 두 골

 

한국 선수들은 너무 지쳐 있었다. 후반전 29분, 두 번째 골을 허용하는 상황에서는 순간적으로 멕시코 공격수 3명, 한국의 수비수 1명이었다. 이미 경기는 기울어 있었다.

 

1:2

 

후반전 38분, 멕시코의 핵심, 블랑코 선수의 드리블과 막아내지 못하는 수비수, 패스를 이어받은 에르난데스의 손쉬운 골! 허무했다. 스코어는 3:1.

 

3:1

 

 

콰우테모크 블랑코

 

이 날, 가장 돋보였던 선수는 멕시코의 블랑코였다. 독특한 개구리 점프 드리블로 한국 전체를 열받게 했던 선수다. 이는 그의 실력이 뛰어난 것도 있었지만, 퇴장에 대한 트라우마가 컸다. 전담마크를 했던 이민성 선수는 몸싸움으로 그런 말도 안되는 행동을 저지해야 했지만, 수비 자체가 조심스러웠다.

 

다리 사이에 공을 끼어 두 명의 수비수를 제치는 말도 안되는 드리블이었다.

 

블랑코1 블랑코2

 

tip)블랑코 선수는 2010년에도 국가대표 선수로 뛰었다고 한다. 국가대표에서는 은퇴했지만, 아직 현역선수로 활약 중이다. 노익장을 과시하는 미우라와 비슷한 케이스다.

 

 

정리

 

하석주 선수의 레드카드는 너무했다. 경기 자체의 판도를 심판 혼자서 결정지어버렸다. 심판의 판정은 경기 후 오심인 것으로 결정났다고 한다. 그러면 뭐하는가! 결과는 바뀌지 않는 것을.

 

퇴장이 아니었다면, 멕시코에게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다. 지금도 이 글을 쓰며 화가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멕시코전은 폭풍 전야! 최악의 네덜란드 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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