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프랑스 월드컵]한국 대 벨기에, 내 생애 최고의 경기!(전반전)
[98년 프랑스 월드컵]
한국 대 벨기에
(전반전)
내 생애 최고의 월드컵 경기
한국인의 뇌리 속에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 대한 강렬한 인상이 남아있다. 월드컵 사상 최초의 승리, 극적인 승부, 4강 신화, 붉은 악마의 응원열기...
그런데, 이상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98년 프랑스 월드컵의 마지막 경기, 벨기에 전에 대한 기억이 더욱 선명해진다. 승리도 아닌 무승부였는데...
이는 필자를 눈물짓게 했던, 최초이자 마지막 축구 경기였기 때문이다.
사면초가(四面楚歌)
16강은 물거품이 되어 버렸고, 2패라는 꼬리표가 선수들을 짓누르고 있었다. 네덜란드 전(戰)에서의 무기력한 패배로 국민도 등을 돌렸다. 한국 대표팀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꼭, 영화의 한 장면 같다. 패배를 거듭하며 쫓겨 가던 군사(軍士)들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다. 더 이상, 도망갈 곳은 없다. 자신들을 포위한 적들, 죽을지 알면서도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는 결의를 다진다!
*멕시코와 네덜란드 전에 대한 글은 모두, 벨기에와의 경기를 위한 설명이었을 뿐입니다.
1승이 너무 간절하다
* 최용수, 김도근 선수(왼쪽부터)
한국 선수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뿐이었다. 월드컵 사상 최초의 1승!
전력 면에서는 당연히 벨기에가 우위였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한국보다 약한 나라는 거의 없다. 공은 둥글다고 하지만, 전력 상의 열세를 채우는 방법은 더 많이 뛰는 것 밖에 없었다. 그만큼 한국 선수들에게는 힘든 경기가 예상되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선수들 몸값으로 평가한 나라별 순위에서도, 한국은 27위로 최약체다.
치열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날의 승리는 벨기에게도 절실했다. 16강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2무승부 밖에 없었던 벨기에는 한국에게 꼭 이겨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 두 팀 모두 절대 물러설 수 없는 경기였다. 하지만, 벨기에 선수들은 모르고 있었다.
한국 선수들은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으로 경기하고 있다는 것을!
벨기에, 일단 먼저 웃다
경기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을 때였다. 벨기에의 코너킥에 이은 헤딩슛. 문전을 지키고 있던 수비수의 헤딩으로 가까스로 막아냈지만, 다행인 건 잠시였다. 튕겨져 나온 공을 ‘닐리스’ 선수가 골로 연결! 순간적으로 공격수를 놓쳐 벌어진 아쉬운 장면이었다.
전반 6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닐리스 | 김병지 |
한국선수들은 더 절박해지다
한국 대표팀은 한 골을 실점했지만, 기죽어 있을 수만은 없었다. 무조건 이긴다는 각오였기 때문에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사실, 앞선 두 경기에서의 큰 충격이 실점에 대한 두려움을 없앴을 수도 있다.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었다.
*이 때 당시만 해도, 외국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잘 없던 한국팀에서는 월드컵 경기에 긴장을 많이 했다. 현재는 너무 긴장감이 없어서 탈이지만!
*쇄도하는 유상철 선수
안타깝지만, 전반전은 별 소득이 없었다
벨기에의 기회가 훨씬 많았다. 이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했기 때문에,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멕시코와 네덜란드가 비긴다면, 16강을 위해 골득실차를 따져야 하는 경우의 수가 있는 상황이었다. 2무승부라는 뜻은 골득실차가 ‘0’이라는 것을 의미하니까!
아무도 관심 없었던 전반전
후반전에 벌어질 일은 꿈에도 몰랐다. 이 때 당시, 관전을 하고 있던 피파 관계자들은 지루한 경기에 졸고 있었다. 벨기에와 한국의 경기는 이렇게 잊혀져 버릴 것만 같았다!
*이번 글은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하이라이트, 후반전에 관한 내용은 다음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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