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용]자막을 읽어라!

2017. 4. 20. 22:00

[회화용]

자막을 읽어라!

 

 

 ‘영화나 미드’를 본다? 지금은 아주 흔한 공부법이다. 내 주위에는 단순히 좋아하는 미드를 자막 없이 반복해서 보는 것만으로 900점에 가까운 토익 점수를 받았다는 친구도 있었다.(완전히 믿기는 힘들지만)

 

 아이러니하지만, 한국인들이 범하는 실수는 바로 여기에 있다. 시험용에서는 ‘빠른 대화의 속도와 발음’에 익숙해지는 것만으로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다. 토익만 예로 들어도, 수능보다 상당히 빠른 속도의 ‘리스닝(Listening)’ 실력이 필요하지만, ‘영화나 미드’에 비하면 세발의 피다.

 

 당연한 현상이지만, 좀 더 어려운 것을 듣다 보면 시험용으로 가공된 약간은 비현실적인 원어민의 발음과 말하기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린 것처럼 느껴진다.

 → 단순히 미드를 보는 자체만으로도 효과가 나타난다.

 

 그런데, 회화는 다르다. ‘빠른 속도와 발음’에 익숙해지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시험용의 ‘듣기’를 넘어서 직접 ‘말하기(speaking)’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단어가 조합되는 방식’까지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것은 무작정 듣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하다.

 → 대사 자체를 읽어야 한다!

 

 

 영어자막을 포함시켜라

 

 원어민들이 어떤 방식으로 단어를 조합하는지 납득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이것을 위해서는 ‘영어자막’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요즘은 유명한 영화나 미드의 경우에는 자막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대사만 나와 있는 ‘대본(스크립트)’만 구하는 것도 쉽다.

 

 간혹 이런 설명을 하면, 아예 ‘대본’을 프린트해서 글을 읽듯이 밑줄을 치면서 읽어야 하는 게 아닌지 묻는 경우도 있다. 무조건 나쁘다고 얘기하고 싶지 않지만, 나의 기준에서는 추천하지 않는다.

 

 움직이는 영상, 배우의 생동감 있는 목소리를 배제한 상태로 공부한다는 것은, ‘영화나 미드’의 장점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드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막히면 멈춰라

 

 영화나 미드는 어렵지 않을까? 실생활의 대화 속도에 맞춰 연기하는 원어민 배우들의 ‘말하기’는 회화의 초보자들이 섣불리 접근하기 힘들게 한다. 영어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간 다음에야 쓸 수 있는 공부법으로 생각하는 이도 있다.

 

 여러분이 TV에 나오는 방송을 보고 있다면, 영화나 미드로 공부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방법이다. 하지만, 우리가 활용할 자료는 컴퓨터에 파일로 저장되어 있는 형태다. 그렇다면, 동영상을 보면서 대사가 너무 빨라 놓친 부분, 이해하기 힘들거나 자신이 모르는 단어가 나오는 경우에는 영상 자체를 앞으로 되돌려 ‘일시정지’만 눌러주면 된다.

 

 일시정지를 누른 상태에는 자막이 동시에 멈춰 있다. 그 상태로 모니터를 보며 직접 해석을 해 본다. 모르는 단어는 그 자리에서 인터넷의 사전을 검색해 ‘뜻과 예문’을 바로 찾아본다. → 완벽한 공부다.

 

 초보자들에게 버거운 방식일 수는 있다. 너무 속도가 빠르고, 문장 구조에 익숙하지 못해 대부분의 대사를 일시정지하고 해석해야 할 수도 있어서다. 2시간의 러닝타임 영화라고 생각하면 며칠동안 고생해야 다 볼 수도 있다.

 

 20분짜리 시트콤을 추천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일상생활의 대화라서 단어도 고난도는 아니다. 모두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고, 다 끝냈다는 만족감도 빨리 느낄 수 있다.

 

 혹은, 모든 문장을 읽는다기 보다는 자신이 흥미로운 부분만 발췌해서 읽을 수도 있다. 내가 추천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흥미를 잃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초보자들은 극단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먼저 재미를 붙이는 단계를 거치는 것도 괜찮다.

 

 

 한글자막을 포함시킬 것인가, 말 것이가?

 

 정확한 답은 없다. 영어자막으로 바로 보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먼저 이야기를 즐기기 위해 ‘한글자막’으로 먼저 보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난 ‘후자’에 속한다. 일단, 즐기는 게 먼저다. 영어 수준이 꽤나 되는 한국인이라도 원어민은 아니다. 영어자막만으로 편하게 즐기기는 힘들다. 그래서, ‘한글자막’을 이용해 큰 맥락, 줄거리 정도는 이해하고 난 다음에, 영어자막을 이용해 다시 보는 방식을 선호한다.

 

 혹시, 한글자막으로 보고 난 다음에는 효과가 반감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을 수 있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미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영어자막’을 건성으로 볼 때만 해당하는 상황이다. 자신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만 읽으면 이런 문제는 전혀 없다.

 

 ex. 단어 뜻이 뭐지? 발음이 희안한데 다시 들어볼까? 사전을 찾아볼까? 어떻게 저 위치에 동사가 들어가지? 문장의 구조가 도저히 납득이 안 되는데? 문법책을 찾아봐야 되나?

 

 → 이런 고민을 함께 하면, 한글자막으로 즐겼던 게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포인트>

 수주대토(守株待兎)

 - 어떤 착각에 빠져 되지도 않는 일을 공연히 고집하는 어리석은 사람을 말할 때 쓰인다.

 이야기의 유래는 아래와 같다.

 송(宋)나라에 한 농부가 밭을 갈고 있었다. 밭 가운데 나무 그루터기가 있었는데, 풀숲에서 갑자기 한 마리의 토끼가 뛰어나오다가 그루터기에 부딪쳐 목이 부러져 죽었다. 농부가 이것을 보고 그 후부터 일도 하지 않으며 매일같이 그루터기 옆에 앉아 토끼가 뛰어나오길 기다렸다. 그러나 토끼는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고, 농부의 밭은 황폐해져서 쑥대밭이 되고 말았다. 그리하여 농부는 온 나라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 무작정 듣기는 위의 농부와 다를 게 없다.

 * 모르는 단어는 천 번을 반복해서 들어도 계속 모르는 단어일 뿐이다.

 

 → 꼭 ‘영어자막’을 포함시키자.

 

 

p.s) 한영통합자막

한글과 영어가 함께 포함되어 있는 자막을 이용해보면 더욱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다.

- 한글자막만 보기

- 한글과 영어 자막 함께 보기

- 영어자막만 보기

- 자막 없이 보기

→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어떤 순서로 봐야 할지, 어떤 방법은 배제해야 할지 꼭 고민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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