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히어로즈, 초능력을 뒤틀다

2014. 4. 13. 00:10

 

 

2007년은 미드 광풍이 불어던 시절이다. ‘석호필’로 유명한 ‘프리즌브레이크’의 주연배우는 다수의 한국 광고를 찍었고, 필자를 비롯한 친구들은 ‘24’, ‘섹스 앤 더 시티’ 등 밀린 숙제를 벼락치기로 하는 것처럼 미드를 감상했다. 오늘 소개할 미드, Heroes(이하, 히어로즈)도 2006-2007년에 시즌1을 방영했으니, 그 인기는 어땠을지 짐작하리라 생각한다.

 

 

Heroes?

 

 

초능력자들을 소재로 하고 있는 히어로즈는, 제목만 봤을 때 마블이나 DC코믹스의 슈퍼히어로물을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특이한 능력을 가진 자들이 주인공이다.

 

느낌은 전혀 다르다. 설정만 가져왔을 뿐, 전개 자체는 미스터리나 스릴러 형식을 취한다. 사실, 장르를 구별하기 모호한 형태다. 초반에는 분명 미스터리였는데, 극의 중반을 넘어서면 진짜 영웅에 대한 이야기로 바뀌는 독특한 구조다.

 

히어로즈?

 

 

뒤가 궁금해지는 스토리

 

전개 자체가 종잡을 수 없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오다 보니, 극의 초반에는 개별적인 스토리만 전개될 뿐 어떤 연결고리도 없다. 하지만, 계속해서 복선이 등장하고 정확히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스토리는 진행된다.

 

베넷 안경

 

극이 진행되면서 인물들이 하나 둘씩 한 곳으로 모이기 시작하고, 앞서 나온 복선과 설정들이 모두 의미가 있었음을 말해준다. 깔끔한 마무리를 보여주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 떡밥만 잔뜩 뿌려대고 수습은 하지 않는 ‘J.J.에이브람스’표 영화와는 다르다.

 

 

매력적인 주인공들

 

모두 불안정하다. 엥? 마블 코믹스의 ‘배트맨, 엑스맨’ 등에서도 DC 코믹스와 달리 고뇌하는 히어로들이 나오지만, 결국 절대적인 능력자들이다.

 

히어로즈의 캐릭터들은 다르다. 이혼을 하고, 우울증을 겪고, 자신의 능력을 혐오하기까지 한다. 좀 더 현실성 있는 설정이다. 요즘의 트렌드는 현실성을 벗어나서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최근 가장 인기있는 ‘왕좌의 게임’도 판타지를 가장한 현실 정치극이니까!

 

 

Save the cheerleader, save the world!

 

Save the cheerleader, save the world!

 

히어로즈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문장이다. 뇌리에 박힐 정도로 반복해서 나온다. 도대체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서라도 계속 볼 수 밖에 없다.

 

‘나비효과’라는 영화를 대부분 봤으리라 생각한다. 아주 사소한 하나의 과거를 바꿨을 뿐인데,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일이 벌어진다. 히어로즈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치어리더 역할의 ‘클레어’를 구함으로써 세계를 구하게 되는 나비효과가 발생한다. 다시 말하지만, 완성도 높은 스토리의 수작이다.

 

 

선과 악, 피터 vs 사일러

 

피터 사일러

 

 

일본의 드래곤볼, 원피스와 같은 배틀만화들의 인기 비결은 선과 악의 경계가 뚜렷하다는 데 있다. 독자들은 선이 악을 무찌르기를 간절히 바란다. 악당을 물리칠 때 통쾌함을 느낀다.

 

히어로즈 역시, 전형성을 따르지 않는 듯 하면서도 전형성을 그대로 따라간다. 이는 두 명의 주인공 ‘피터와 사일러’를 통해서 확실히 표현된다. 선의 ‘피터’는 타인의 능력을 복사할 수 있다. 악의 ‘사일러’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상대방을 죽여야지만 가능한 기분 나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타인의 능력을 복사할 수 있는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어, 힘의 균형이 맞춰진다. 더 재미있는 건 어떤 능력을 갖느냐에 따라 우위를 점할 수도, 열세에 놓일 수도 있는 다양한 경우의수를 보여준다.

 

 

시즌1은 대박, 시즌2부터 졸작

 

지금까지의 글은 모두 시즌1을 기준으로 설명했다. 시즌2부터는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볼 필요가 없다. 미드라고 대단하지만은 않다. 한국 드라마가 인기에 힘입어 지루하게 분량을 늘리는 것과 별반 다를게 없다.

 

미국의 대규모 작가 파업의 영향도 컸다. 시즌2를 진행할 당시, 파업으로 인해 시리즈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겉잡을 수 없이 막장으로 가버렸다.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미국의 드라마 환경상 한 번 끊긴 맥은 다시 잡을 수 없었다.

 

 

배우들 다시보기

 

주인공 ‘사일러’ 역할을 많은 ‘재커리 퀸토’는 ‘스타트렉’ 시리즈로 히어로즈 출연자 중 가장 잘 나가는 배우가 되었다.

‘니키 샌더스’ 역할을 맡은 ‘알리 라터’는 ‘레지던트 이블4,5’에서 상당히 비중있는 조연으로 출연했다.

졸작이 되었던 시즌2부터 출연한 ‘크리스틴 벨’은 최근 가장 인기있었던 ‘겨울왕국’에서 ‘안나’의 목소리를 더빙했다.^^;

 

마지막으로 시즌1 20부 초반에 삽입된 ‘Goldfrapp’의 노래, 'Ooh La La'를 링크하며 마치겠다. 이 노래가 너무 좋아 반복적으로 들었던 기억이 난다.

링크-> Ooh La La (출처:유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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