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24, 미국드라마 입문서

2014. 4. 27. 00:51

 

 

 

미국의 911테러 사건은 2001년 9월 11일에 발생했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테러진압을 주제로 한 ‘24’는 2001년 11월 6일에 첫 방영을 시작했다. 테러에 상당히 민감한 시절이었던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를 생각하면, 이 작품의 반향성은 상당히 컸을 것으로 생각한다. 재미까지 있었으니까!

*주인공, ‘잭바우어’가 테러범들을 고문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사람들에게 테러리스트를 고문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철없는 일부 미군들이 이런 행동을 모방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출처:24, 엔하위키 미러) 꼭 24 때문만은 아니다. 관타나모 수용소의 반인륜적 고문과 구타 문제는 그 전부터 자행되었기 때문이다.

 

 

 

리얼타임의 구성

 

‘24’는 만 하루의 이야기다. 제목이 만들어진 이유다. 한 개의 에피소드는 정확히 1시간으로. 광고 시간까지 정확히 계산하는 지능적인 구성이다. 다시 화면으로 돌아오면 광고시간이 지난 시간부터 에피소드는 진행된다. 시청자들읠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다. 실제 사건처럼 느끼게 하는 구성이다.

*미국의 현지 방송을 보는 건 아니라 광고가 없는 에피소드는 대략 41분 정도다.

 

 

 

미국은 살기 힘든 나라

 

모든 작품은 첫회, 좀 더 넓게는 시즌1에서 결판이 난다. 사람들의 고정관념이 생기기 전에 즐거움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24는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보고 있다보면, 미국은 항상 테러의 위협에 노출된, 살기 힘든 국가라는 인식까지 심어준다. 알고 보면, 하루의 이야기일 뿐이지만.

 

이야기는 반드시 강력한 사건을 필요로 한다. 사건의 크기에 따라 긴장감도 달라진다. ‘24’도 마찬가지다. 시즌1은 이야기의 재미를 위해 강수(强手)를 둔다. 세상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인 ‘가족’을 에피소드1에서부터 위험에 빠트리는 것이다.

 

 

고뇌하는 주인공, 잭 바우어

 

액션영화는 특징이 있다. 일차원적인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다이하드’의 존 맥클레인 형사가 대표적이다. 악당을 잡겠다는 단 하나의 신념만 갖고 있다. 항상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 우여곡절을 겪지만, 해피엔딩으로 가는 드라마틱한 연출만 있다.

 

‘24’는 다르다. 주인공, 잭바우어는 전혀 즐겁지 않다. 테러범은 처단했지만, 득(得)보다 실(失)이 많다. 인정은 받았을지 몰라도 개인의 인생은 망가진다. 이런 점은 미드만의 장점이다. 영화는 러닝타임의 한계로 복잡한 것은 최대한 자제한다. 하지만, 미드는 가장 에피소드가 적은 경우도 10편 이상의 장편이다. 인간의 내면까지도 표현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미드도 진행될수록 한국드라마화 된다

 

드라마는 대중예술이다. 시청률의 지배를 받는다. 훌륭한 작품이 시청률로 인해 사장(死藏)당하기도 하고, 막장으로 치닫는 작품이 승승장구할 수도 있다.

 

‘24’는 분명 훌륭한 작품이다. 하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안정성을 추구한다. 변화를 시도하기 꺼려하고, 패턴화 된다. 스토리가 길어지면 어쩔 수 없는 점이다. 그런데, 제작사에서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재미없다고 하면서도 익숙한 것을 원하는 건 시청자들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것을 추구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에 거부반응을 보인다.

 

 

미드 입문서

 

‘24’를 접한다면 분명 미드의 세상에 빠져들게 되어 있다. 드라마가 아닌 완성도 있는 영화를 보고 있는 느낌이다. 시즌 하나당, 24편의 영화를 보는 셈이다.

 

 

최종평가

미드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꼭 이 작품을 추천한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미드는 ‘왕좌의 게임’이다. 한국의 미드 붐을 일으킨 작품은 ‘프리즌브레이크’다. 하지만, 누가 뭐라해도 ‘24’가 원조다.

p.s)'24' 시즌9이 2014년 5월 5일에 첫방영을 시작한다. 기존의 시리즈와는 달리, 12부작이라고 한다. 종영된 지 4년 만에 부활하는 ‘24’, 재미도 부활시킬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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