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더 콜(The call, 2013), 너무 전형적이라 재미있는 영화!
며칠 전이었다. 무심코 틀었던 TV의 케이블 영화 채널에서 한 소녀의 긴박한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달리고 있는 자동차 트렁크에 갖혀 있던 소녀와 911 콜센터의 요원, ‘조던(할리 베리)’의 긴박한 통화! 영화의 중간이었지만, 순간적으로 극에 몰입시키는 강력한 힘이 있었다. 그래서 TV를 껐다. 제대로 보고 싶어서!
* 한국 나이 49세의 할리 베리, 과학 문명의 발달 때문일까? 늙지 않는다!
실화에 바탕을 둔 각본
911센터의 실제 사건에 모티브를 얻어 각본을 썼다고 한다. 필자가 한 순간에 몰입할 수 있었던 그럴싸함(리얼리티)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신기한 것은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영화는 아니라는 점이다.
엄청난 속도로 돌진하는 차량, 이를 뒤쫓는 경찰, 총격이 난무하고, 주변의 차량들은 폭발한다? → 이런 장면은 전혀 없다.
하지만, 911 요원의 안내에 따라 침착(?)하게 대처해 나가는 소녀의 행동을 보면, 화려한 추격신보다 더 긴장되는 효과를 발휘한다.
짧은 러닝타임이 주는 긴장감의 연속
90분(1시간 반)이라는 짧은 시간에 스토리를 구겨 넣었다. 배경 설명을 최대한 절제하고, 사건 자체에 이야기를 집중한다. 그렇다고 억지스럽지는 않다. 관객이 납득할 수 있는 정보만 간략하게 설명하고, 스릴러라는 장점은 극대화시키는 지능적인 구성이다.
*대부분의 영화는 120분(2시간)을 기준으로 각본을 짠다!
<예시>
극의 초반, 잘못된 판단으로 소녀의 목숨을 구하지 못한 주인공!
그 사건의 충격으로, 일선에서 물러나 교육을 담당하는 보직으로 옮기게 된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전혀 설명하지 않는다. 콜센터의 업무를 교육하고 있는 모습에서, 영화 ‘더 콜’에 대한 사전지식과, 주인공의 현재 상황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6개월이라는 공백이 있었지만, 이런 설명도 없다. 자신의 자리에 앉아있는 직원을 소개하며 한 마디 거들 뿐이다.
“그녀는 6개월 전에, 정확히 여러분과 똑같았어요!”
*극의 사건에만 집중하게 만들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여지를 차단한다!
전형적인 구성=전형적인 재미를 준다
엄청난 재미를 원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나리오의 정석을 따르기 때문에 중간 이상의 재미는 보장한다.
배경설명 → 제대로 된 사건의 시작(25분) → 위기 → 절정 → 결말
영화를 계속 보다 보면 독특하거나 충격적인 반전이 있는 영화는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너무 전형적이고 뻔하다. 하지만, 적당한 ‘밀당(밀고 당기기)’을 시도하며 관객의 시선을 돌릴 수 없게 하는 기술이 탁월하다. 계속 볼 수 밖에 없다. 스릴러의 묘미다.
80년대의 음악
영화에 등장하는 ‘사이코패스’가 듣는 음악들을 듣다 보면, 독특한 심리 상태가 느껴진다. 특히, 자동차에서 울려퍼지는 밝은 듯 하면서도 기묘한 사운드! 직접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 링크: Puttin' on the ritz (출처:유투브)
* 흥에 겨운 악당의 손
‘더 콜’의 한계
경찰 및 주인공의 동료들은 무능력하다. 납치된 소녀에게 기댈 수 있는 대상은 전화를 받고 있는 유능한 911 요원, ‘조던’ 뿐이다. ‘싸이코패스’라는 소재 자체도 요즘은 너무 흔하다. 이런 설정은 극이 진행될수록, 관객들을 짜증나게 하는 역효과를 발생시킨다.
*무능력한 동료들, 아쉬워만 할 뿐이다!
‘스릴러’라는 설정 상, 어쩔 수 없는 한계이기도 하다. 긴장감,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몰입해야 하는 대상을 최대한 줄일 수 밖에 없다. 관객의 시야를 좁혀, 직접 영화 속의 인물로 빠져들게 만드는 장점도 있다.
*전형적인 수법: 한정된 인물, 한정된 공간5(트렁크, 911센터)
→ 집중력을 높인다.
정리
교훈적이거나, 영화를 감상하고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거나, 무언가를 꽤 뚫는 통찰력은 없다. 그런데, 시간은 잘 간다. → 이런 영화는 ‘킬링타임’용으로 최고다.
주말에 정말 할 일이 없고, TV를 켜도 지루하기만 하다면 적극 추천한다. 90분은 확실히 보장한다!
예고편: The call(출처:유투브)
<참고>
미국 개봉 당시, 첫 주 박스오피스 2위
→ 대박은 아니지만, 쪽박도 아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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