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생크탈출, 절박한 희망을 이야기하다(1994)

2014. 3. 29. 21:27

 

 

한번 씩 마음이 약해질 때가 있다. 내가 꿈꾸는 삶과 현실의 괴리로 힘들 때가 있다. 그럴 때, ‘쇼생크탈출’을 보며 희망을 되찾는다. 주인공 앤디의 ‘절박한 희망’은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게 하는 힘을 준다.

 

 

수십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


 

쇼생크탈출을 보며 처음 깨닫게 된 말이다. 사실 필자에게는 철칙이 있었다. 한 번 본 영화는 다시 보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케이블에서 방영하는 이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철칙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좋은 영화는 볼 때마다 새로운 감정이 싹튼다 


 

나이가 들면서, 접하는 정보의 양이 많아지면서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같은 영화라도 느낌이 달라지게 되는 이유다. 처음 봤던 쇼생크탈출은 반전이 있는 꽤 괜찮은 탈출 영화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필자가 보는 감정은 전혀 다르다. 현실을 투영하고 있는 깊이 있는 영화다.

 

 

감옥이란 현실을 벗어나기 두려워한다


 

누구나 한번씩 일탈을 꿈꾼다. 하지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이는 흔하지 않다. 이미 현실에 적응해 버렸기 때문이다. 밖은 두렵고, 모르는 세상이다. 어떤 변수가 따를지 모른다. 감옥은 불합리하고 답답한 세상이지만, 죄수에게는 현실이다. 감옥 밖이 오히려 불확실하고, 두려운 세상이다.

   

브룩스와 레드

두 명의 인물을 통해 이런 점을 잘 표현하고 있다. 원작에서 브룩스의 이야기는 잠깐 스쳐가는 내용일 뿐이다. 영화는 각색을 통해 이 부분의 비중을 늘렸다. 브룩스의 이야기는 거의 정확히 영화 중간, 레드의 이야기는 마지막 부분에 배치한다.

 

레드의 모습에서 브룩스의 모습을 떠 올리게 만드는 시나리오의 명석함이 엿보인다. 마무리가 다소 약해질 수 있는 부분을 잘 살린 내용이기도 하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를 다시 한 번 보며 느껴보시기 바란다.

 

 

희망과 두려움 


 

영화의 주제는 희망이다. 흥미로운 점은 원작자 스티븐 킹이 두려움을 잘 표현하는 소설가라는 점이다. 캐리, 샤이닝, 미저리, 드림캐쳐 등 그의 대표작들은 하나같이 인간의 두려움(공포)에 밑바탕을 두고 있다.

 

그의 장기는 이 작품에서도 잘 드러난다. 감옥 속에 갇힌 죄수의 두려움은 레드의 나레이션과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로 잘 표현한다. 주인공 앤디에게는 희망의 절실함을 일깨워주는 도구로 이용되어, 두려움과 희망을 서로 교차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두렵기 때문에 희망의 절실함은 더 커진다.

 

 

두 명의 주인공, 앤디와 레드 


 

앤디는 현실을 벗어나려는 자유의 상징이다. 레드는 현실에 적응하고, 타협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인간의 모습이다. 앤디는 꿈을 찾고 싶은 먼 곳에 있는 나의 모습이다. 레드는 나의 현재 모습이다. 두 명의 주인공에게 자연스럽게 빠져드는 이유다.

 

앤디 듀프레인-27년동안 희망을 품은 독종

만약 실제 인물이라면, 정말 독하고, 융통성 없는 사람이다. 무표정하고, 잘 웃지도 않고, 감옥이란 현실에 타협(?)하지만, 굽신거리지 않는다.

 

이런 인물이 현실에 존재하는가? 직장에서 일은 열심히 하지만 아부는 못하는 사람이 가장 유사한 인간형이다. 본인이 이런 유형이라 생각한다면 이 영화는 재미있다. 아마 영화 속에 빠져들어 같이 탈출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 장면에서 관객들은 일종의 해방감을 느낀다.

(희망을 버리지 않았을 때 찾아오는 자유다.)

 

레드-관객은 그의 생각만 들을 수 있다.

극을 이끌어가는 것은 앤디 듀프레인이 아니라 레드다. 우리는 그의 생각만 들을 수 있다. 레드를 제외한 등장인물들은, 대화와 상황적 분위기로만 생각을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그만큼 레드라는 인물의 역할은 크다.

 

 

'모건 프리먼'의 재발견 


 

 

 

원작에는 백인이지만, 영화에서 흑인인 모건프리먼으로 바뀌었다. 주류사회를 상징하는 백인 대신 흑인으로 대체함으로써, 레드라는 캐릭터에 좀 더 진실성을 부여하고 있다.

 

모건 프리먼이라는 레드가 없었다면 영화의 분위기가 어떻게 변했을 지 상상하기 힘들다. 무덤덤하면서 낮게 깔리는 그의 목소리는 영화를 보는 내내, 세련된 OST와 어우러져 분위기를 잘 살려낸다.

 

그는 극 초반, 영화의 설정 상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 1994년 당시, 50대의 나이였던 그는 연륜 있는 모습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오히려 극대화 시킨다.

 

여배우 포스터


 

 

희망의 상징이다.

감옥에서는 여자를 절대 볼 수 없다. 포스터를 통해 앤디의 희망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영화에서 감방에 걸려있는 포스터의 마지막 여배우는 라켈웰치(영화, '공룡 100만년')다.

 

이와 달리, 원작에서는 가수 린다론스타트였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이기도 하다.

 

 

영화 ‘맨 온 파이어’에서는, 덴젤 워싱턴의 괴로움을 이 가수의 노래, ‘Blue bayou'를 통해 표현한다. 가사는 고향을 떠난 한 여성이 매일 철야근무를 한다는 내용이다. 동전 한 푼이라도 아껴서 내 아기가 있는 '블루 바이유'로 돌아가고 싶다는 상당히 슬픈 이야기다.

Bayou 뜻: (미국 남부 지역의) 늪처럼 된 강의 내포[지류](출처:네이버 사전)

 

노래듣기 링크: Blue bayou(출처:유투브)

 

 

원작을 잘 살린 수작 


 

영화는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충실했다. 느낌은 그대로 살리면서, 각색을 통해 영화를 더 빛나게 만들었다. 책의 재미에 비해 형편없어진 영화도 많지 않던가? 언젠가 포스팅 하겠지만, 한국 영화 ‘타짜’ 역시 원작의 느낌을 충실히 살린 영화 중에 하나다.

 

 

희망을 찾고 싶은 이에게 추천한다 


 

쇼생크탈출을 보고 나면 하나의 단어가 떠오른다. ‘희망’이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이 비쳐 오는 느낌이다. 오늘 힘들었던 당신이라면 이 영화에서 희망을 찾아보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극 중 명대사를 읽으며 마치겠다.

“Hope is good thing, maybe the best of the thing."

희망은 좋은 것이다, 아마 세상에서 가장 최고의 말이 아닐까?(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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