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법 자체로는 쓰레기다

2017. 1. 14. 18:43

[시험용, 회화용]

문법 자체로는 쓰레기다

 

 

 수학책을 공부한다고 해 보자.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공식이다.

 

 책에는 어떻게 공식이 도출되는지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실려 있을 것이다. 설명 밑에는 공식과 관련된 예제가 있다. 공식만 끼워 넣으면 바로 풀릴 수 있을 정도의 문제다. 수학에 있는 핵심 공식 몇 가지만 외우는 정도는 수많은 영어 문법, 단어들을 외우는 것보다 훨씬 쉽다.

 그런데 신기하다. 실전문제(or 모의고사)를 보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진다. 어떤 공식을 사용해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내가 봤던 예제, 공식들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일 뿐이다.

 

 응용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식과 공식은 분리되어 있는 게 아니다. 연결되거나 뒤틀린다. 때로는 시험 문제에 함정을 파놓는다. 예를 들면 기하학 문제인 것처럼 보이면서도 사실은 함수 문제라는 식이다.(소설, ‘용의자X의 헌신’ 중에서)

 

 영어도 마찬가지다. 간혹 문법책을 몇 번이나 봤는데도, 영어가 안 되는 이유를 묻는 경우가 있다.

 

 너무 당연하다. 문법책만 몇 번이나 봤기 때문이다. 책에 나온 예문들도 가장 기본적인 형태만 나오기 때문에, 여러분의 응용력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 마치, 수학 공식과 예제만 반복해서 봤다는 의미와 유사함.

 

 원어민들이 어떤 방식으로 영어 문장을 응용하는지는 직접 경험해야 한다.

어떻게? 영어 학원의 전형적인 수업 방식에 힌트가 있다.

 

 문법 + 읽기

 

  답은 읽기에 있다. 그런데, 대부분이 모른다. 학창 시절의 습관으로, 단어의 뜻만 끼워맞춰서 답만 맞추는 시험용 공부 방식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읽기를 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분의 학생들뿐이다.

* 이런 학생들이 자주 하는 말: 단어의 뜻만 알았다면 다 맞출 수 있었는데! 

 

 사실, 뜻만 대충해서 파악해도 90점 이상이 나오는 학생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문제는, 이런 패턴이 수능 → 토익 → 회화를 공부할 때까지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영어 실력은 겉돌고, 문법만을 비판하는 무한 루프에 빠져들게 된다.

* 무한 루프: 배웠던 것을 반복해서 배우고, 포기하고, 배우고 포기하고, 배우고 포기하고......

 

 읽기의 힘

 응용을 가능하게 해준다. 여러분은 문법만 배워서 어떤 방식으로든지 활용하고 싶겠지만, 단순한 몇 마디뿐이다. 회화에서 멋들어진 문장을 만들어내고 싶겠지만, 기본적인 문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전혀 연결될 것 같지 않은 문법과 문법이 섞여 사용되는 문장들, 숙어처럼 문법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패턴들을 직접 보면서 익혀야 한다.

 원어민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들을 자연스럽게 외울 수 있다는 것은 덤이다. 문장들 속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어 자연스럽게 단어를 익히는 역할을 한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자신이 필요한 영어에 맞는 읽기를 해야 한다.

 

  그런데, 무엇을 읽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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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읽기를 제대로 안하면 ‘무한 루프’에 빠진다는 예시

- 나는 수능에서, 80점 만점에 63점이었다(100점 만점으로 환산시, 대략 79점 정도). 그때는 좌절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신기하기만 하다. 영어를 포기했는데, 어떻게 저 점수라도 맞출 수 있었을까? → 끼워맞추기 식으로 6년 간 읽으면 충분히 가능한 점수다.

* 참고: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의 평균은 80점 만점에 77점, 수능 역사상 (거의) 가장 쉬웠던 시험이었음.

 

- 대학생 당시, 문법(?)만 열심히 공부해 쳤던 첫 토익 점수는 300점대 중반이었다.

* 참고: (토익을 전혀 공부해본 적이 없다는 기준에서 처음 시험을 쳤을 때) 600점 미만의 학생은 기초가 꽤나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500점 미만의 학생은, 기초가 거의 없다고 판단한다. 그런데, 300점대라면? 영어에 대한 개념 자체를 모른다고 할 정도의 점수다.

 

- 호주에 가서는 외국인들과 대화를 한 번 더 하는 것도 모자를 시간에 집 안에 틀어박혀서 문법공부를 하고 있었다. 벌써 몇 번째인지도 모를 문법공부를, 한국도 아닌 호주에 가서도 하고 있었다.

 

- 중학생들을 가르치며 깨달았다, 문법이 필요한 진짜 이유를. 서른 살이 훌쩍 넘은 시점이었다.

 

- 결국 문법의 딜레마에서 빠져 나오는데 장장 20년은 걸렸다. 읽기를 제대로 안 하면 이런 무한 루프에 반복해서 빠지게 된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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